오늘은 이 퐁당퐁당 연휴에 굳이 포스팅을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냥 뒹굴면서 보게 된 주제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나도 물론 같은 입장이고, 개발이라는 직무로 일하기 시작한지 1년도 안된 애송이지만 이 업계를 들여다보면 내가 봐도 웃기기 때문에 혹시나 학원을 수료하고 우리나라 탑티어 IT 기업 개발자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마음가짐을 좀 잘 가지고 진입하기를 바라면서 작성해본다.
일단 오늘 내가 본 이야기가 뭐였냐면 학원 발 신입 개발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었다. 솔직히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학원 출신 개발자는 와봐야 1인분도 못하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알려줘야한다 라는 의견이 진짜 많았는데, 이 이야기가 바로 오늘의 글감이다. 자 그럼 시작해보자.
문제 1. 자극적인 미디어의 홍보
뭐 인스타나 어디 포탈 메인을 보다보면 전공 무관, 개발에 ㄱ도 모르던 내가 개발자로 취업? 이런 식으로 상당히 자극적인 부트캠프 홍보물들이 많은데, 저런 무지성 광고도 문제지만 저거 보고 와서 진짜 그냥 아무것도 몰라도 개발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상당히 문제라고 본다. 당연히 이 개발 업계라는게 자격요건도 전공 무관이고, 채용하는 학력 역시 고졸, 초대졸, 대졸 모두 어쨌든 가능하긴 하다보니 허들이 상당히 낮아보이는데, 허들이 낮은건 맞지만 절대로 아무것도 모르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업무에 관해서는 일반적인 사무 업무 보단 당연히 허들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부트캠프, 학원에서 수강생 유치할려고 별 이상한 말 다 섞어서 홍보를 해버리는데 다 상술이라고 생각하는게 마음이 편하고 정작 큰 돈 갖다 바치거나 큰 돈을 갖다 바칠 예정으로 (후불제 커리큘럼) 그 부트캠프에 등록을 해보면 결국은 학원이나 부트캠프에선 스케쥴관리, 수강생관리나 해주지. 개발에 대한 부분은 다 스스로 알아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버려야한다는게 현실이다. 물론 학원은 그래도 강의라는 느낌이 있긴한데, 이것 역시도 자기주도적 학습이 없으면 가르쳐준거 습득도 못하고 머릿속은 백짓장인 상태로 수료해야하기 때문에 학원과 부트캠프의 홍보물에 속아 들어간 친구들 중에 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해내지 못하고 도태되는 친구들은 그냥 빠르게 드리프트 해서 다른 분야 진출하는게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문제 2. 실무와 동 떨어진 교육
즈으으응말 안타깝게도 저런 시간을 투자하고도 실무현장에 투입되어보면 내가 배운게 하나도 쓰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려야한다. 돈주고 다니는 부트캠프의 경우에는 참 다행히도, 프론트는 React를 사용한다거나 상태관리를 해본다거나 해서 의미가 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학원 발 개발자의 경우엔 진짜 이게 맞나 싶다. 솔직히 대부분 IT 서비스를 주력으로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기술들이 프론트는 React+Ts, 백은 Java11 + Spring Boot 아래로 내려가질 않는데, 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는 기술이 놀랍게도 Servlet/JSP 이런걸 가르친다. Spring도 Boot가 아니라 레거시 Spring을 쓰고 있는데 당연히 모던한 기술을 쓰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선 전혀 뽑고 싶지가 않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지옥의 웹개발업계에서는 저런 기술들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저 커리큘럼은 유지될거고 React가 커리큘럼에 들어있다고 하더라도 진짜 CRA나 한번 해보고 끝내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될 거라고 예상한다.(내가 그랬다.)
Java도 마찬가지로 Stream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무지성 for/if 문만 쓰다가 나오는데, 실무와서 Stream으로 점철된 서비스 로직 보다보면 그냥 외계어나 다름없으니 정신을 차릴 수 있을리가 없다.
문제 3. 수강생들의 안일한 마음가짐
진짜 웃긴게 저런 학원들 다니면서 코드 몇 줄 써보고 개발을 다 알았을거라고 생각하는 수강생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나도 그랬다.)
문제 1의 문제가 이어져서 여기까지 오는데 앞서 말한 옛날 기술들 조차도 제대로 습득하고 오는 애들도 당연히 거의 없고, 그냥 머릿 속에 뭐가 없다고 생각해야한다. 또 여기까진 괜찮은데, 저 수강생들이 입사를 한 뒤에 사후적인 노력이 없다는게 문제다. 회사에 입사하고나서도 내가 모르는 문제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 알아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전 이런거 안 배워서 몰라요." 같은 마인드로 앉아있는 애들이 상당 수 있고, 최악의 상황엔 "이런거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왜 자꾸 하라고 하냐." 라고 MZ발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이 사람들이 생각이란걸 했으면 좋겠다.
상식적으로 회사에서 돈주고 고용을 한 입장에서 밥값을 해줘도 모자를 판에 밥값도 못해주는 애가 왜 안 가르쳐주냐고 오히려 성내고 있으면 이게 어떻게 보일까? 물론 신입 개발자한테 어떤 누구도 대단한 실력을 기대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좀 스스로 공부해보려고 하는 의지가 보여야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고, 좀 도와주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들지. 저렇게 뻔뻔하게 앉아있으면 안 좋은 소리부터 나가는게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꼰대 발언이긴 해도 어쩔 수가 없음. 비용이랑 이윤을 따져야하는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게 맞다. )
또, 어딜 가서 어떤 일을 하든 전문성이니 전공지식이든 따지고 있는 이 마당에 쥐뿔 아무것도 모르고, 더 알아볼 노력조차 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학원에서 꼴랑 코드 몇줄 치고 쇼핑몰 하나 만들어보고 와서 풍문에 들리는 그 대단한 개발자 대우를 받길 바란다는게 그저 웃길 따름이다.
그냥 내 이야기
나도 학원 발 신입 개발자고 우리 학원에서는 java8 + Spring + Mybatis + Oracle 이런거 써가면서 개발 가르쳐 줬었는데, 저거로 쇼핑몰 플젝 할 때만 해도 학원에서 수강생들이 흔히 하는 어? 생각보다 개발 쉬운데? 나도 이제 어엿한 개발자?! 이런 착각을 했던 사람이다.
그래도 어쨌든 완전히 1인분은 못하지만 그나마 사람 취급 받으면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이유는 아직 모자라다는 깨달음이 있었고, 다시 저자세로 아무것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걸 실행으로 옮겼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학원 발 개발자는 솔직히 얘기하면 이미지가 좋진 않다. 대부분 나 마냥 학원 수료하고 개발이라는 분야 자체를 겁나 만만하게 보면서 들어온 케이스인데다 결국은 방향성이 전혀 다른 SI기업을 거쳤다가 들어올테니까 당연히 그럴거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를 바꾸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라는 사람이 쟤는 괜찮더라. 라는 소리 들으려면 그 사람들이 투자해온 시간만큼 나 역시도 그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거고 인생 날먹하려는 마인드로 대우 좋다고 그냥 발한번 쓱 담가보는건 백날해도 좋은 개발자로 평가 받을 수가 없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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