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다. 내가 담당하게 된 업무들의 분량이 최고치를 찍은 날인데, 사전에 이미 이야기가 되어있었던 부분이긴하지만 그래도 정작 마주하고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앞으로 몇개월 얼마나 고통받을지 모르겠음..
오늘을 기념하여 또 살아남기 하나 쓰려고 하는데, 오늘 해볼 이야기는 퇴사를 어느 시점에 고민해야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다.
신입 개발자들은 물론 어지간한 사회초년생들 역시 애초에 뭐 기업이 어떻고 신용분석리포트가 어떻고 그런거 절대 알리가 없으니 좀 명확히 보이는 척도를 제시하고자 한다.
일단 첫번째로, 중급 개발자들이 대규모로 빠져나가거나 이직준비를 하기 시작했다면 우리도 해야한다. 이게 뭔 얘기냐면 제일 현업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많은 기업들이 오퍼를 제시할 수 있는게 3~10년차 사이의 주니어, 시니어 개발자들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사람들의 이동은 주목을 해야한다라는 뜻임. 일단 기본적으로 회사 사정에 밝은 사람들이다.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가 어떻고, 어떤 부분에서 수익이 발생하는지 잘 알고 있는 계층이기 때문에 그들의 행동에 주목하는 것이 상당히 좋다.
물론 당연히 능력이 뛰어나고 성과가 좋아서 많은 회사에서 오퍼를 주니, 더 나은 환경으로 진출하고자 할 수도 있는데 다들 알다시피 중소 SI에 굳이 5,6년차까지 억지로 머물러 있다는건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3년차 정도 경력을 쌓고나면 어떻게 해서든 다른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준비해서 나가곤 하는데, 그 연차 이상의 사람들이 남아있다는건 특정한 이유가 있다거나, 아니면 더 나아갈 생각이 없다는 뜻임.
근데 이런 사람들이 갑자기 이직을 준비한다? 줄줄이 퇴사를 한다? 그건 회사의 신변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즉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는 얘긴데, 이럴 경우엔 남아있어봐야 감당하기도 힘든 업무 혼자서 짬처리하다가 회사 망해서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거니, 그냥 다들 준비할 때 같이 열심히 준비해서 나가는 것을 권장한다.
두번째, 사람이 Tree shaking하듯이 잘려나가면 준비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 역시도 회사의 안위와 관련이 있는건데, 잘 생각해보면 사람을 자른다는 행위(권고사직이든, 뭐 괴롭혀서 나가게 하든..)는 들어오는 수입에 비해 나갈 지출이 많기 때문에 꾸준한 적자를 기록해서, 가장 많이, 간편히 줄일 수 있는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미와도 같다. 그럼 지금 회사가 버는 돈이 적다는 얘긴데, 이윤 추구를 하는 집단인 기업이라는 정의만 생각해봐도 장기적으로 버티기가 힘들지 않을까? 라는 의심을 해야만한다. 당연히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엔 아무리 적자나봐야 진짜 돈 잘벌어오는 그룹사에서 그 모든 계열사를 부양할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어오기 때문에 괜찮다. 허나, 이 경우에도 매각을 진행하거나 이런 큰 이슈가 발생하게 된다면 조금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좋좋소 라면 계열사, 주력 상품 이런거 없고, 재정상태에 문제 생기면 바로 부도와 직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얼른 다른 회사로 점프 뛰는게 좋다.
사실 지금 같은 불황, 불경기에는 내가 속한 회사가 아주 드럽고 치사하더라도 붙잡고 버티는게 낫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게 아니면 나가봐야 갈데가 없어서 계속 취업준비만하면서 어디 회사에 중고신입으로 지원을 하는 것을 반복해야만 하는데, 수익 없이, 경력이 쌓이지도 않는 상태로 무작정 구직활동을 하는 것 보다는 어쨌든 회사 다니면서 물경력이라도 쌓고 있는게 낫지 않냐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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