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소재 없어서 빌빌 대던 나에게 "전"회사가 소재거리를 툭 던져줬다..
기분이 나쁘긴한데, 그래도 아싸 소재생겼다 라는 생각부터 드는거 보니 나도 블로거 다됐나봄.
할튼 역시 "K-중소기업" 파도파도 괴담만 나오는건 국룰인가보다.
어떻게 된 사안이냐면, 퇴사하고 2주가 지나갔는데도 퇴직금이 들어오기는 커녕 이렇게 하세요 라는 안내 연락조차도 없어서 내가 먼저 연락을 했었다.
그랬더니 뭐 줄테니까 기다려라. 라고 아주 띠껍게 큰소리 떵떵 치길래. 나도 좀 화나서 지급기한부터 지급방식까지 멀쩡한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아서 이해가 가질 않으니 물어본거다. 라고 말을 했더니 그제서야 미안하다고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쩌고저쩌고.. 하며 상황설명을 해주더라. 하여튼 이 나라는 그냥 좋게 끝내고싶어서 사근사근 얘기하면 그게 좋게 얘기하는건지 못 알아먹고 모른다고 생각해서 큰소리치는 이거 어떻게 좀 해야된다.
대충 얘기를 들어보니 돈이랑 인사관리하는 그 부서 아주 그냥 개판 5분전이던데, 대표는 저러고 있는지 아는가 몰라... 하여튼 다른 SI 신입개발자 여러분은 이런 일 겪지 말라고 살짝 정리해본다.
1. 기본적인 우리나라의 퇴직금 지급 방식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22년을 기준으로 모든 기업이 뭐 퇴직연금가입기업이든 미가입기업이든간에 의무적으로 IRP를 통해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게 되어있다. 왜냐면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을때 IRP 를 통해서 받지 않으면 그 모든 금액에 대해서 세금이 부과되고 등등.. 뭐 이런 이유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함인데, 근데 이 사실을 다들 굳이 굳이 내 상황으로 닥치지 않는 이상 찾아보지는 않기 때문에 첫 회사를 다니고 계시는 분들같은 경우, 퇴사를 해보지 않은 분들의 경우엔 전혀 모를 수 밖에 없다. 퇴직연금을 통해서 들어오는게 일반적일테니 대충 이걸 예로 들어 지급방식을 알아보자.
퇴사 => IRP 계좌 생성 (내가 만들어야함) => 내 IRP계좌를 가지고 퇴직연금운용사에 지급요청(회사에서 해야함) => IRP 계좌로 퇴직금 입금(퇴직연금운용사가 함) => IRP 계좌 해지를 통해 내통장에 입금(내가 해지함)
대충 이런 흐름임.
최대한 쉽게 쓰긴 했는데 이해가 됐으면 좋겠다.
2. 내 퇴직금 지급에 대해 전회사가 한 행동
사실 뭐 사전 공지만 하고 돈만 멀쩡하게 들어오면 방법이 어쨌든, 세금이 얼마가 나오든 내가 짜증날 일은 없었을거다. 근데 짜증이 났다는건 공지도 하지 않았고 안했다면 법에 맞게 넣어줬어야하는데 그러지도 않았기 때문임..
1) 법정지급기한인 14일보다 퇴직금을 지연지급할 경우 이에 대한 합의가 사용자와 근로자간에 필요하다.
(심지어 지연지급하면 이자 붙음)
이거에 대한 공지가 없었다. 진짜 그냥 없어요. 수준임. 지들 맘대로 뭐 몇일에 지급하는걸로 예정되어있고 뭐 어쩌고 얘기하는데, 법에서 14일 안에 지급하라는데 이건 뭔소린가 싶더라. 지연지급하면 이자 붙는거 알긴하나? 그러면서 줄테니 기다리라고 큰소리 떵떵치다가, 조목조목 따지니 이제 와 미리 양해를 구했어야하는데 미안하다고 하는게 웃김. 대부분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초년생들 데리고 일하니까 모르면 통수치려고 하는 꼴이 눈에 선하다. 이래서 모르면 맞는거임.
2) 입사 시 퇴직연금이 가입될 것이며, 매월 적립될거라고 안내했으나, 퇴직연금에 가입되어있지 않다고 함.
이게 제일 어이가 없었다. 분명 입사할 때 회사에 대한 소개하면서 우리 회사는 퇴직연금에 가입되어있고 나도 입사하면 내 이름으로 적립이 될거라고 함. 근데 내가 1년 넘게 재직을 하고 퇴사하면서 퇴직금 받을 때가 됐는데, 심지어 퇴직금 받을 시기가 지나고 따지고 드니까 그제서야 나는 가입이 되어있지 않다고 함. 그래서 회사에서 입금해주는거라고 하는데, 이것도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다. 기본적으로 공지한대로 지켜줘야하는게 약속이라는건데, 이건 그냥 기망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음.
3. 후기
참 재밌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한다면서 인터넷에 이렇게 정보가 많은데 아직도 저러는 회사가 있고 심지어 그걸 내가 다녔었다는게 재밌기도 하고 놀라울 따름임. 나도 쿨찐인 편이라 이렇게 얘기하고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그래도 어쩌겠나 내가 선택한 길이니 어쩔 수 없음. 하여튼 다른 신입 개발자들도 최대한 이런 일을 겪지 않고, 잘 알아본 다음, 멀쩡하게 받을거 받고 챙길거 챙겼으면 좋겠다. 생각보다 법은 우리랑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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