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UL] SI 신입개발자로 살아남기(17)

팩트는 합격목걸이가 아니라 개목줄이라는거임.

 

 

아주 오랜만에 또 블로그에 글 갈기러 왔는데 기술 얘기가 아닌것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얘기하면 요즘은 그닥 기술얘기를 쓰고싶지가 않음. 그렇다고 공부를 안하는 건 아닌데, 이게 설명을 하자니 내용이 길고 내가 A라는 기술을 기록을 하려고 하면 그 A가 나오기까지 모든 히스토리를 기록해둬야 된다는 마인드라서 오히려 손이 잘 안가게 된다. 

 

하여튼 오늘은 여전히 SI라는 업계에 대한 소식을 꾸준히 접하고 있고, 이제 SI 업계에서 발을 뗀 입장이긴하지만 내 생각 상 SI 개발자로 살아가기 위해서 갖춰야할 마음가짐이랄까. 행동 양식에 대해서 좀 명확하기 전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써보고자 한다. (이거 못지키면 걍 SI 할 자격이 없는 리스트 이런거임.)

 

주변인 중에 현재 SI 프로젝트에 임하고 계신 분이 있는데, PM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얘기를 꾸준히 해와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 PM이 SI 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남기는거기도 함.

 

1. 절대 직접 의사결정 하지 말자 (그 부분은 알아서 해주세요)

아직까지 잘 모르는 친구들이 의사결정을 본인이 직접하고, 이런게 들어가면 더 효율적일 것 같은데 이런 소리를 하더라. SI는 솔직히 말하면 코더가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말로는 알잘깔딱센 해주세요 라는 소릴하지만 그 고객사, PM은 책임소재를 당신에게 떠넘기기 위해서 저런 소리를 한다고 보면 된다. 좀 웃기는 얘기긴한데,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비즈니스적인 문제들은 당연히 당신의 책임이 아니라 발주한 고객, 모든 회의에 참여하고 도메인 설명을 듣고, 모든 개발인력을 관리하면서,큰 덩어리의 오더를 PL들에게 넘겨 주는 PM의 책임이라고 봐야한다. 근데 그걸 알잘깔딱센 해달라. 한다고 해서 진짜 알잘깔딱센 하면 미친듯한 피드백을 받고 욕은 욕대로 먹고 내 코드는 모두 사라지는 슬픈 결과가 생길 수 도있다. 내가 이 책임소재라는 걸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이렇게 하면 될까요? 컨펌을 해주셔야 제가 작업을 하죠. 라며 내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드는거임. 

이번 썰의 주인공이신 지인의 PM님은 아우 우리랑 일한지 이만큼이 나 됐는데 아시죠? 알잘깔딱센 해주세요~ 라는 말에 우리가 알아서 하자는 개소리를 지껄이셨다더라. 나중에 걔네 맘에 안들면 후폭풍은 어쩌려고;;

 

2. 일정 관리 철저히 하자 (언제까지 돼요?)

이게 진짜 안되는 사람이 많은데, 처음 개발자로 온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이 작업이 언제까지 끝날 수 있을지 판단이 안 선다. 당연히 내 작업속도랑 작업의 사이즈 같은걸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저연차일때는 소요시간을 명확히 예측할 순 없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냐 라고 물어볼 수 있는데 그럼 내가 이정도 걸릴 것 같다~ 라는 대략적인 시간만 잡고 거기에서 곱하기 2 한 시간을 부르면 된다. 일주일 걸릴 것 같으면 2주 부르고 한달 걸릴 것 같으면 두달 걸린다고 하는거임. 물론 누가봐도 쉬운 업문데 말도 안되는 시간을 부르면 욕 먹겠지만 이러면 꽤나 많은 여유가 생길거다. 그러면 단순히 일에 치이기만 하는게 아니라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찾아봐가면서 공부하고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머저리 같이 GPT 한테 물어보는 짓만 안하면 진짜 무조건 실력향상이 가능하다고 봄. 추가적으로 PM이 만약에 이거 못한다? 일정관리 하라고 앉혀놓는 자린데 그냥 못하면 걘 자질 없다고 봐야한다. 

앞의 알잘깔딱센이랑도 연계가 되는데 알잘깔딱센 했다가 일정 개판 나는 경우 생기니 한꺼번에 이 원칙들을 지켜주는게 좋다.

 

3. 고객사와 죽마고우 하지 말자 (아이 우리 사이에..)

이건 일반화 하기는 좀 애매하긴한데, 기왕이면 고객사 사람들이랑 어느정도 거리를 두는걸 권장한다. 내가 뭐 사회성이 좋고 술자리도 좋아하고 인맥이 중요하다 생각해서 자꾸 고객사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SI 업체를 대하는 고객사의 태도는 갑이다. 친하면 친할 수록 갑질을 하기 위한 방법이 추가 될 뿐이지 개발자한테 이득되는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기업 프로젝트한다고 대기업 고객사 사람들한테 잘하면 뭐 콩고물이라도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생각보다 그런 기회는 흔치않고, 기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역량을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뭐 해달라고 할때마다 우리 사이에 이정도는 뭐 해주면 안되나~? 이런 소리 듣지말고 그냥 적당히 거리두고 살자. 

 

4. 난 SI 개발자다 

마지막으로 개발자 시장이 커지고 SI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신입들이 하고 있는 엄청난 착각이 있는데, 한번에 최고 품질의 코드를 작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다. SI 개발자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안에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비즈니스다. 그러니 어떤 코드를 짜야 더 효율적인가. 어떻게 코드를 짜야 더 유지보수성, 재사용성이 좋을까 라는 고민을 코딩 시작하기 전 부터 하는게 아니라 일단 일정 안에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게 개발을 마친 다음 리팩토링이라는 후 처리를 통해서 좋은 코드로 변경하는 것을 권장한다. 진짜 코드는 한줄도 안써져있는데 모니터 쳐다보면서 고민하고 있는 애들이 제일 도움 안된다. 이 개발하고 리팩토링을 하는 방식은 여러분이 목표로하는 서비스기업, 빅테크 기업 개발자들도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겉멋으로 고민하는 척 하지말고 일단 코딩을 했으면 좋겠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