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공수라는 개념에 대해서 한번 얘기해볼건데, 이게 SI 업계에선 빠질 수가 없는 내용이다. 이거때매 울고 웃고 다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나도 공수보고 화들짝 놀라서 전 회사 탈출 한거기도 하다.
공수가 뭔가요?
공수란, 정보처리기사 공부해보면 볼텐데 그 맨먼스(ManMonth)라고 하는 그거다. 특정 작업량을 몇명의 개발자가 몇개월동안 해야하는지 그 계산을 해보는 거다. 뭐 현장에 따라서 세밀하게 쪼개서 맨데이(ManDay), 맨위크(ManWeek) 이렇게 쪼개는 곳들도 있긴함. 근데 기본적으로는 맨먼스를 기준으로 공수를 산정한다고 보면 되겠다.
공수가 왜 문제인가요?
공수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돈을 받기 위해선 당연히 내가 하는 업무의 가치를 환산해서 돈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에 공수산정이란 꼭 필요한 작업이다. 근데 말했다시피 개발업무는 맨먼스를 통해서 업무의 가치를 환산한다. 이렇기 때문에 고급, 중급, 초급 개발자로 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가중치를 둬서 돈을 받게 되는 거임.
근데 이제 문제는 현장은 이 공수 산정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계산법은 뭐 예를 들어 계약기간이 1년이고 맨먼스가 120 맨먼스면 10명의 개발자를 투입해서 1년동안 개발한다고 생각할텐데, 120맨먼스여도 개발자가 10명이 안들어간다면 문제가 된다.
말도 안돼. 어떻게 그렇게 될 수가 있나요?
놀랍게도 우리가 일하는 SI 업계는 저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대충 방식이 어떠냐면, 만일 내가 50명이 근무하고 있는 1차 SI회사에 다닌다고 치자. 다섯명만 여유인력으로 남아있고, 나머지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고 쳤을 때, 1년짜리 계약에 120맨먼스인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프로젝트 현장에 나갔는데, 5명만 같이 오고 나머지 5명은 안온거임. 알고보니 5명은 다른 현장에 나갔지만 이력서만 온거다. 즉, 사람은 안오고 이력서만 10장 제출한 뒤에 다섯명만 일하고 나머지 다섯명은 또 다른 프로젝트를 뛰는거다. 이게 SI현장의 현실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사실을 고객사는 아는지 모르는지 끊임없이 요구사항을 던져댄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니 당연히 풀야근을 때리고, 몬스터 빨아제끼며 개발하는 근무환경이 되는거임.
왜 이런 일이 일어나냐면 결국 인력부족이란 느낌이다. 회사는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들어오는 개발요청을 쳐낼 수는 없지만 그만큼 굴릴 인력은 없다. 그러니 그럼 한사람이 2인분을 하면 되겠네~ 라는 악덕 대표의 마음으로 이런 짓거리를 하게 되는거임.
그럼 내가 2인분 친다는 열정으로 하면 되지! 쉽게 돈 버는게 어딨냐? 라고 대표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내가 실력이 좋거나 그렇지 않았더라도 조금씩 실력이 늘어서 2인분, 3인분을 칠 수 있게 되면 저 대표는 그나마 있는 다른 사람들도 빼서 다른 플젝 현장에 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설마 그럴까 싶지만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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